나의 이야기(市 능선)

또 한 장의 사진

능선 정동윤 2022. 9. 16. 08:54

또 한 장의 사진/정동윤


아직도 내 품에서 잠든 네 숨소리
새근새근 들리는 듯 하구나
처음엔 그렇게 낯설어 하더니
어느새 안아달라고 두 손을
높이 들 때는 하늘 끝까지
올려주고 싶었단다.

유모차에 타고
거의 한 시간 가량 나와 거닐 때
칭얼대지도 않고 주변 둘러보며
편안히 앉아 있는 것은
유모차를 밀고있는 할아버지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니겠니?

잠 잘 자고
무엇이든 잘 먹고
상대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맞다고 싶으면 금방 수긍하며
그 말에 순종하는 모습은
어른들도 하기 어렵단다.

아열대의 파나마에서
여러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그들의 언어를 익혀 가면서도
모국어는 결코 잊지 않으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웠으면 좋겠구나.

최근 너의 사진을 보면
언제나 따스한 아침햇살,
내 가슴에 환하게 스며들어
산책한 뒤의 상쾌한 기분처럼
활력이 생기더구나.

지난 사진 백 장보다
지금 찍은 모습이 더 보고싶어
자꾸 기다려지고 몰입하게 된단다.
어제는 우는 사진을 보았는데
오히려 웃음이 나더구나

보고싶다, 손녀야.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길의 코스모스  (0) 2022.09.24
가을이 오기 전에  (0) 2022.09.18
가깝고도 먼  (0) 2022.09.15
길상사 꽃무릇  (0) 2022.09.12
쓰레기통 가득 찼다  (0) 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