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의 기도/정동윤
원주 오크밸리 컨벤션홀
800여 명이 한꺼번에 뿜어내는
영혼을 울리는 기도 소리가
강렬한 음악과
울부짖는듯한 간절한 외침으로
나의 감성을 자극하며
폭풍우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가랑잎처럼 팔랑이는
숨결 낮은 내 기도 소리는
너울 속의 돛단배인양
난파될까 뒤집어질까
걱정과 긴장의 밧줄로
말씀의 중심을 단단히 묶어
온몸으로 노를 저어갑니다
성령 충만한 음성들이
사이렌의 유혹처럼
내 기도를 흔들지 않도록,
열광과 흥분의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나만의 진솔한 기도로
주님의 영성을 붙잡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우렁차게
주여! 를 외치며 기도하는
젊은 목사의 당당함도
단 아래 둥근 탁자 앞에
등 굽은 자세로 기도하는
머리 흰 노목사의 목소리도
격랑 속으로 빨려 듭니다
구름 속이 갇힌 초승달
빛을 잃은 희미한 모습으로
터져 나오는 기도 소리 들으며
산골 가을의 달빛은
가을 들판의 벼이삭과
단맛을 일구는 과일처럼
기도와 찬송을 무르익게 합니다
2박 3일의 돛단배 여정은
가을날의 축복처럼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말씀으로 함께한 공동체 열기,
귀갓길 버스의 침묵을 깨고
일상의 빗소리에 젖어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