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동행/정동윤
먼 여행길
가장 빨리 가거나
편하게 가는 최고의 방법은?
'좋은 동행'이라는 말이 있지요
물론 나의 좋은 동행은 아내
다음은 오래된 친구
그다음은 공감지수 높은 동호인들,
그런데 그들마저 없다면...
그들마저 없을 때면
내 등 뒤나 옆에서
또는 눈앞에서 묵묵히 걸어가는
내 그림자가 있지요
앞에서도 달아나지 않고
바로 뒤에 있어도
결코 배신의 칼로 찌르지 않는
내 영혼의 단짝입니다
추워진 흐린 가을
오늘은 희미한 그림자와 함께
사당역에서 버스를 타고
전곡항 제부도에 다녀왔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