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한 줄의 시구/성찬경

능선 정동윤 2011. 8. 17. 16:29

한 줄의 시구/성찬경

 

 

가난한 가슴에 무한한 빛이 되는

한 줄의 시구를 위해서라면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바치겠다

 

열 번이라도 바치겠다

허나 그것은 터무니 없는 바람이다

평생을 두고 씻을 부정으로 이미 얼룩진 나의 목숨 따위

백이 쌓여도 가슴에 무한한 빛이 되는

글자 한 획

얻을 수 있을까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도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그만이라는 공자의 말씀엔

기슴이 설레인다

나는 도가 아니라

한 줄의 시구에 목숨을 거는 것은

그나마 내 분수에 맞는 꿈이란 것을 안다

 

그 꿈을 위해서라면

천사의 도움이건

악마의채찍이건 가리지를 않겠다

영원한 그 무엇이

쏙 뽑혀 결정되어

가난한 가슴에 무한한 빛이 되는

한 줄의 시구를 위해서라면

 

한숨과

뼛속의 오뇌를 고사하고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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