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날/이건청
흙이 말라 먼지를 날리고 씨앗들은 흙 속에서 묵묵부답이다
해질 녁까지, 해 지고 별 뜰 때까지 새들이 하늘의 별들을
이고 지고, 끌면서 사라지고 빈 하늘 새벽 황사만 가득한 날,
지상의 가장 깊은 우물에 두레박을 내리고 물을 찾는 사내가
있다.차고 시린 한 두레박의 물을 위해 목마른 세상의 밤을
뜬 눈으로 지새며 흙먼지 속을 엎드려 사는 사람이 있다.
이 물로 마을 씨앗을 적실 수만 있었으면, 뿌리를 적실 수만
있었으면, 아아,가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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