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구룡사 시편/오세영

능선 정동윤 2011. 8. 26. 11:21

구룡사 시편/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이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내리는 폭설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을 치고

오을은 하루종일 물소리를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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