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만개/이형기

능선 정동윤 2011. 8. 26. 15:05

만개/이형기

 

 

한시도 쉬지 않던 너의 발걸음이

마침내 절정에 이르렀구나

벚꽃의 만개여

 

더 이상은 갈 데가 없는 절대절명

그  팽팽한 긴장감의 한계에서

더러는 한두 잎

너의 종말을 예고하는 낙화

 

아아 벼랑 끝에 선 자의 절망이

그 깊은 나락을 굽어보며

사치를 다한

마지막 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화자 어디선가 풍악을 울리는

휘황하게 너무나도 휘황하게 불 밝힌

가슴 저미는 슬픔

벚꽃의 만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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