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묶인 배/김요일

능선 정동윤 2011. 8. 26. 15:24

묶인 배/김요일

 

 

어디로든 가고 싶었을 게다

천 번 만 번은 출렁거렸을 것이다

 

부두의 갈매기들도 멀리 날지 못하고

하염없이

썩은내 나는

포구만 맴도는

 

봄 날

 

(가여워라)

 

묶인 배

 

붉게 녹슨 눈을 껌벅이며

끼익--익--

목 쉰 노래만 부른다

 

어디로든 가고 싶어

천 번 만 번은 출렁거렸을

묶인 배의 빈 그물처럼

 

(랑은, 꿈은, 혁명은, 세상도)

 

비린 흔적만 가득하다

 

만선(滿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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