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인 배/김요일
어디로든 가고 싶었을 게다
천 번 만 번은 출렁거렸을 것이다
부두의 갈매기들도 멀리 날지 못하고
하염없이
썩은내 나는
포구만 맴도는
봄 날
(가여워라)
묶인 배
붉게 녹슨 눈을 껌벅이며
끼익--익--
목 쉰 노래만 부른다
어디로든 가고 싶어
천 번 만 번은 출렁거렸을
묶인 배의 빈 그물처럼
(랑은, 꿈은, 혁명은, 세상도)
비린 흔적만 가득하다
만선(滿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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