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시래기/최서림
끄집어내려고 꿈틀거릴수록
점점 더 깊이 파고드는 까시래기
파고 들수록 더욱 까끌거리는 진실,
광주는 영원한 보리 까시래기인가
살아갈수록 살갗이 두꺼워져야만 하는 나에게
아직도 까시래기답게 찔러오는가
속옷에 착 달라붙어
밤낮 잠도 못 들게 까끌거리던
간, 염통, 혈관까지 파고들어 와서는
미치고 환장하게 들쑤시다가
나도 모르게 정말 나도 모르게
어느새 녹아 사라져버린 보리 까시래기, 지금
인조 대리석 보다 더 매끄러워진 내 등짝에
달라붙어서도
여전히 보리 까시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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