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한 잎의 여자 3/오규원

능선 정동윤 2011. 8. 30. 21:55

한 잎의 여자3/오규원

        -언어는 신의 안방 문고리를 쥐고 흔드는

          건방진 나의 폭력이다-

 

 

내 사랑하는 여자.

지금 창 밖에서 태양이 반짝이고 있네

나는 커피를 마시며 그녀를 보네.

커피 같은 여자.

그래뉼 같은 여자.

모카골드 같은 여자.창

밖의 모든 것은 반짝이며 뒤집히네.

뒤집히며 변하네

그녀도 뒤집히며 엉덩이가 짝짝이가 되네.

오른쪽 엉덩이가 큰 여자.

내일이면 왼쪽 엉덩이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는 여자.

줄거리가 복잡한 여자.

소설 같은 여자.

표지 같은 여자.

봉투 같은 여자.

그녀를 나는 사랑했네.

자주 책 속 그녀가 꽂아 놓은 클로버 같은 여자.

잎이 세 개 이기도 하고 네 개 이기도 한 여자

 

내 사랑하는 여자.

지금 창 밖에 있네.

햇빛이 반짝이는 여자.

비에는 젖거나 우산을 펴는 여자.

창 밖의 모두는 태양 밑에 서 있거나 앉아 있네.

그녀도 앉아 있네.

앉을 때는 두 다리를 하나처럼 붙이는 여자.

가랑이 사이로는 다른 우주와 우주의 별을 잘 보여 주지 않는 여자.

앉으면 앉는,

서면 선 여자인 여자.

밖에 있으면 밖인,

안에 있으면 안인 여자.

그녀를 나는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잎처럼 쬐그만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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