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나무 한 그루/윤효
반포에서 예술의 전당 가는 길에
향나무 한 그루
왕복 8차선 매연을 뒤집어 쓴 채
그 언덕길 한복판 꼿꼿이
서 있다
내 고향 앞산머리 그 나무와
똑 같은 빛깔과
똑 같은 향내를 지닌
먼 발치에라도 마주서면
은은한 푸른 향으로
내 지친 숨결을 헹구어 주는 그 나무와
어쩌면 저렇게
똑 같이 생긴
향나무 한 그루
제 향을 안으로 숨긴 채
미동도 하지않고
서 있다
성냥을 그으면 불 붙을 것 같은
무간지옥에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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