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절망은 끝났습니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은 단 한번만 핀다/백무산 (0) | 2011.08.31 |
---|---|
관계/이달균 (0) | 2011.08.31 |
향나무 한 그루/윤효 (0) | 2011.08.31 |
나무/박남수 (0) | 2011.08.31 |
한 잎의 여자 3/오규원 (0) | 2011.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