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라 캄파넬라/이영신

능선 정동윤 2011. 9. 6. 17:05

라 캄파넬라/이영신

 

 

칡덩굴과 산딸나무 사이

우둘두툴한 자갈 위에 처음보는

무늬 천이 있구나

가죽 혁대와 같은 무늬 천이 놓여 있구나

누룩뱀이 벗어놓고 간 겉옷이구나

엄마가 지어 입힌 그 옷을 벗어내느라

몸부림 쳤겠구나. 무척이나 쳤겠구나

초승 달빛을 전등 삼았을까?

새벽 별빛을 전등 삼았을까?

누가 손 잡아주었을까?

그 누가 손 잡아주었을까?

옷 하나 벗고 새 옷 갈아 입기도

만만찮다고

한 나절 사이 톡톡히 값을 치렀구나

숨 한 번 내쉬는 것도 만만찮다고

값을 치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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