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캄파넬라/이영신
칡덩굴과 산딸나무 사이
우둘두툴한 자갈 위에 처음보는
무늬 천이 있구나
가죽 혁대와 같은 무늬 천이 놓여 있구나
누룩뱀이 벗어놓고 간 겉옷이구나
엄마가 지어 입힌 그 옷을 벗어내느라
몸부림 쳤겠구나. 무척이나 쳤겠구나
초승 달빛을 전등 삼았을까?
새벽 별빛을 전등 삼았을까?
누가 손 잡아주었을까?
그 누가 손 잡아주었을까?
옷 하나 벗고 새 옷 갈아 입기도
만만찮다고
한 나절 사이 톡톡히 값을 치렀구나
숨 한 번 내쉬는 것도 만만찮다고
값을 치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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