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보름달이 보고 싶습니다.

능선 정동윤 2011. 5. 2. 03:08

 

보름달이 보고 싶습니다/정동윤

 

 

보름달이 보고 싶습니다

500날을 달려왔는데

아직도 반달입니다

반달이라고 어둠을 반만 밝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름달만 하겠습니까

 

보름달이 보고 싶습니다

다시 500날을 더 뛰어가면

둥근 달을 볼까요

밝고 환한 달빛이 우리를 과일처럼 씻어주겠지요

반달이라고 달빛마저 반 토막은 아니지만

 

달빛 아래 넓은 돗자리 깔고

함께 온 동무들과

감자도 구워먹고 아픈 다리도 만지면서

한참 동안 떠들며 놀다가

늦게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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