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물총새의 사냥법/복효근

능선 정동윤 2011. 9. 16. 07:55

물총새의 사냥법/복효근

 

 

내가 누군가의 마음 한 조각을 훔치기 위해

갖은 계략을 짜고 있을 동안

물총새는 그저 잠시

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지

 

내가 한 사람 마음의 황금빛 중심에 다가가기 위해

굴절각을 재고 입구와 출구를 찾고 있을 동안

물총새는 그때 이미

한 알의 총알이 되어 물 속으로 내리꽂혔던 거야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머물러 둥지를 틀 것을 꿈꾸며

손익계산으로 날개가 퇴화되어가고 있을 때

물총새는 춤추듯 파닥이는 은빛 물고기를 입에 물고

물을 박차며 하늘 높이 날아갔지

 

물총새 다녀간 자리

물 속에도 물낯에도 흠집 하나 남기지 않네

가끔은 사냥이 빗나갈지라도

물총새 무심히

무심히 날아오르는 빈 날갯짓이 더 아름답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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