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꿈에 크게 취함/이면우

능선 정동윤 2011. 9. 16. 15:48

꿈에 크게 취함/이면우

 

 

술 끊고 열 달 지나 꿈 속에서 술 마시고

아이고 십년계획 도로아미타불이라고 엉엉 울다 깼다

깨어 꿈인 걸 알고 기뻐서 방바닥을 쳤다

 

술 끊은 지 이제 십 년이 지났다 남들이 독하다고

그래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동안 여러차례 꿈에 크게 취했다 꿈 속에서

이건 꿈이니 기왕에 마시려면 잔뜩이라고

왕사발로 거푸 들이켜던 애달픈 밤이 여럿

지나갔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혀/김기택  (0) 2011.09.16
첫 나뭇가지/나희덕  (0) 2011.09.16
하늘을 나는 쥐/유하  (0) 2011.09.16
라일락/고진하  (0) 2011.09.16
격포/송재학  (0) 201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