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들

시를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까?

능선 정동윤 2011. 9. 20. 06:58

시를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까?


시에 대하여 사전적 정의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시에 대한 정의는 사전을 찾아보면 확연하게 밝혀있습니다. 사전에서는 “1.자연과 인생에 대한 감흥. 사상 등을 음률적으로 표현한 글. 2.한시(漢詩) - 민중서림” 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의가 과연 맞는 말일까요? 과거에는 맞았을지 모르지만 현대시에 이르면 그 정의는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특히 “음률적으로”라는 말에 그 한계가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현대시에는 산문시의 등장이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수필 같은 시가 있는가 하면 아예 음률을 무시하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하지만 시에 있어서 음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음률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뒤에 다루기로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얘기를 하기로 합시다. 본 글을 읽고 있는 분께서는 과연 시를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까? 한 마디로 말 할 수 있어도 좋고 다양한 설명을 곁들여도 괜찮습니다. 단 그 모든 말들을 하나로 어우를 수 있는 함축적 언어를 지니는 것이 좋겠지요. 그 정의가 장래 본인의 시 빚는 일에 풍요로운 토양이 되며 기름진 양분으로 쓰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확고한, 변질되지 않는 자신의 주관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여기서 그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깊이 사색하여 얻어지는 것일수록 더 값진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꼭 자신만의 언어로 시를 정의할 수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군인이 전쟁에 임하기 전에 군장을 꾸리는 일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를 정의할 수 있다”는 말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의자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지식, 경험, 인생관 또는 세계관, 종교, 철학, 예술, 가족관계 등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 받는 중에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이나 목표를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지향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필연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입니다. 이 말을 다시 풀어보면 “시의 정의”는 바로 자신의 총체적인 삶 속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에 대한 정의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여 본다면 첫 째는 사전적 정의와 두 번째는 경험적 정의로 나룰 수 있을 것인데 여기서는 후자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인이 거듭 강조하여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말로 정의할 수 있는 “시는 이런 것이다”라는 말을 반드시 가지라는 것입니다. 꼭 자신의 말로 된 시에 대한 정의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 시에 대한 정의를 가지시고 다음 계단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