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정호승

능선 정동윤 2011. 9. 27. 08:11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정호승

 

 

내 몸 속에 석가탑 하나 세워놓고

내 몸 속에 다보탑 하나 세워놓고

어느 눈 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

어느 노을 지는 날 그 다보탑 와르르 무너져내려

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

눈 녹은 물에 내 심장을 꺼내 씻다가

그만 강물에 흘려보내고 울다

몇날 며칠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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