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다시 만나다./정동윤
육십 문턱을 서성이다 반가운 시를 다시 만났다
어릴 때 헤어진 뒤로 몰라보게 변했고 당당하였다
늘 그리워하며 기다리다 뒤늦게 만났으니
두 손 잡고 발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모른다.
어릴 땐 주로 책 속에서 만났으나
지하철에서도 북한산에서도 식탁에서도
때로는 침실에서도 만난다.
보면 볼수록 벅차고 가슴 저민다.
소주나 눈물, 샘물처럼 투명하게 만나
남은 세월 오랫동안 손잡고 가야지.
이렇게 늦게 만났으나
마음은 대낮처럼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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