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불러주마, 친구야/ 정 동윤
어이, 김 회장, 이 변호사, 박 사장
아직도 은퇴 전의 사회적 호칭
자랑스럽게 부르는 친구가 있다.
새 직장에서 경비 서는 나에게
정 이사, 정 사장하고 전화로 부를 땐
뒷골이 서늘하고 머리칼이 부쩍 선다.
우린 이름 부르며 만났고
직책에 앞서 소중한 이름 먼저 기억하는데
아직도 썩은 동앗줄 놓고 싶지 않는가
폐차장 바닥에 뒹구는 명함처럼
이젠 소용없는 견장 버리고
혈혈단신 그대 이름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자랑스런 그 이름을 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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