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제 탓입니다

능선 정동윤 2011. 8. 3. 17:27

 

제 탓입니다/정동윤

 

 

 

우면산 산사태가 저, 잣나무 탓이라네요

노아의 홍수 때 잣나무로 배 건조한 건 아시지요

 

공해에 강하다며

가만히 있는 우릴 땅에다 박아놓고

내 열매 따 먹을 욕심으로

녹색 숲 건강 도우미라 자랑해 놓고

태풍에 호우에 산사태가 나니 제 탓이라네요.

 

저야 뭐 온 힘을 다해 수액 뿜어 올리며

머리 시커멓도록 일만 하였지요

쭉쭉 무럭무럭 키우는 일만 했지요

 

그래도 제 탓입니까?

그러면, 제 탓입니다.

저를 몽땅 파내어도 간벌만 하여도

아무 소리 않겠습니다.

제가 백번 죽어 마땅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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