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에/정동윤
모처럼 점심 후에 법원 뒷산에 올랐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 탓인지
산길은 패이고
떡갈나무 이파리 낙엽처럼 깔렸다.
여유자적한 흰구름 바라보며
집중호우 세찬 빗줄기로
아까시나무 송두리째 뽑히고
산사태에 도로 막고 집을 무너뜨리고
도시를 마비시키는
그깟 매미 한 마리
어쩌지 못한다고 비웃었더니
흰구름 슬그머니 사라지고
매미들 악을 쓰며 목청 높힌다.
푸르디 푸른 하늘은
또
수재의연금 모금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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