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 퇴근길 *

능선 정동윤 2013. 12. 27. 21:33
    *  퇴근길  *
    산능선
    회색 건물 창 가에서 
    구름 한 번
    산마루 한 번
    바라보지 못하여도
    노을은 길게 번져오고,
    성급한 술집 간판
    어둠 쫓아온 허기를 유혹한다
    자동차 불빛에 눈높이
    먼저 태워 보내니
    고단했던 하루
    사무실 형광등도 나른하다.
    종일 울리던 전화 소리
    서둘러 쓸어 모아
    컴퓨터에 부어 넣으면
    아침부터 켜 놓은 형광등
    커다란 하품하다 잠이 든다
    빈 실적의 서랍 잠그며 
    내려오는 계단이 섦다.
    불안한 세월의 위기
    지친 생계를 위로하려
    일과를 굽고 
    피곤을 따르는 한 잔
    포장마차를 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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