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 후*
산능선
새벽
눈 내린 산길에
남겨 놓은 발자국
힘든 세월도
돌아 보면 하얀색
가라 앉은 터전
하얀 도시
산까지 따라 오고
도시를 잊으려는
산정 커피 향
피곤도 향기 된다
내려오는 길
조심 걸음엔
한주일 견딜 쾌적
배낭 가득 담았고
등산화 벗고
산두부집 창을 열면
철 지나도 남은 풀빛
백철쭉 이파리에
까치 밥 들고 선
감나무 그늘 한가하다.
눈과 비 같이 내려
한 끼를 찾아내는
분주한 입질
산비둘기 숨이 차고
주막의 창 틈으로
맑은 웃음 날릴 때
막걸리로 식힌 활기
덤으로 담겨진다
질척해진 눈길보다
지는 꽃의 추한 모습보다
뒤가 깨끗한 산행,
그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