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아버지 꿈

능선 정동윤 2013. 12. 27. 21:50
  
♡어버지♡
산능선
정갈한 한복 입으시고
막내 아들 집에 다녀 가신 지도
이태가 넘었습니다
그날 제수는
금빛 한복의 아버님이 눈 부셔서
대접 제대로 못해 드렸다고
눈물 글썽이었습니다
저승에도 불경기를 타나요
요즘 외출이 어려우신가요
한번 오시면 드릴 말씀이 있거든요
저승으로 가신 다음날 저는
사업장 두 곳를 불 태워 먹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겨우 남은 사업장 하나로
숨이 컥 막힙니다
아버지 계신 산소에
자주 찾지도 못하였습니다
이번 기제사에 오시기 전에
꿈 속으로 먼저 전화 한 통 주십시오
초가집을 나와
푸른 들판을 지나는 논길
군데군데 핀 민들레 옆에서
아지랑이 안고 웃으시는 모습이
자꾸 생각 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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