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낙엽 산능선 겨울 밤의 적막 잠 들지 못하는 갈참나무의 부시럭거리는 소리 가슴 저미는 외로운 시간 푸름 다한 가을에도 다 떨치지 못한 인연 하얀 서리 맞아 오그라 들고 물결처럼 반짝이던 시절은 별똥별로 잦아든다 몽골서 달려온 북풍 날마다 잔가지 흔들어 그치지 않는 마른 기침은 파란 담배 연기의 위안 차마 거부하지 못한다 새순 돋을 무렵 낙엽까지 함께 하자던 약속 순서 없는 포물선이 되었어도 뱃전에 나부끼는 바랜 깃발처럼 삶을 노래하였다. 수액 멈춘 뒤 하늘에 기댄 삶 마지막 홀로 지는 외로움 곁에 봄을 잉태한 햇살이 맴돌고 새벽녘에 황급히 피어오른 물안개 모래 한 알 옮기지 못하여도 여명을 데리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