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석 오해
어떤 노인은 전철을 탈 때
반듯한 젊은이들 고민할까 봐
노약자석 문쪽으로 탄다.
더러 젊은 여성이
임산부 표시 목걸이 걸고
조용히 앉아 있는 곳으로.
붐비는 출근 시간에
옷차림 말쑥한 청년이
노약자석 두 칸을 차지하고
태연하게 휴대폰 게임을 즐긴다.
혹, 노약자가 오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보할까?
노약자석을 모르는
다른 나라 여행객 일까?
양 다리를 잔뜩 벌리고
고개를 숙인 채 청년은
혼자만은 게임에 빠져있어
그 옆에 눈 감은 노인의 표정엔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주변에 서 있는 노인들 역시
부글부글 눈총을 쏘아댄다.
오죽하면
중국어 안내문까지 붙였을까?
당당한 젊은이
혼자 히죽히죽 웃고
느닷없이 소리치다
바닥으로 늘어진
이어폰 줄을 빙빙 돌린다.
그제야 모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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