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하얀 민들레

능선 정동윤 2019. 5. 19. 16:18

하얀 민들레

 

 

그리운 이는 늘

저만치 떨어져 있구나

바다 건너 온

머리 노란 서양민들레가

끼리끼리 모여

질펀하게 파티를 즐길 때

수줍은 하얀민들레는

보고파 보고파

봄바람 불어야 겨우 만난다.

 

만남을 짧고 이별은 길어

한 해 한 번 맺는 열매

여염집 자손처럼 귀하다

그렇게 힘들게 꽃 피워도

꽃받침 하나 되바라지지 않고

길고 고운 치마 여미듯

단정하고 청순하게 핀

이 땅의 하얀 민들레.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소리 타고 숲으로  (0) 2019.05.19
물방울 한 생애  (0) 2019.05.19
어떤 이별  (0) 2019.05.19
질경이  (0) 2019.05.19
어떤 과정을 마치고  (0) 2019.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