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빛남
우린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오후 2시에 만났고
늦은 사람을 기다리며
근처 커피점에 앉아
한참을 더 기다리기도 했다.
인왕산길 단군성전 앞에서
성곽길로 올랐으나 정작
월요일은 인왕도 쉬는 날이었다.
인왕둘레길의 싸락눈이
윤동주 언덕부터는 펑펑 내렸다.
김광균의 설야처럼 눈이 내리고
윤동주의 별 헤는 밤처럼
추억과 동경의 저녁이 다가오고
우린 수성동 출렁다리에서
고요한 일상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내 속에서 아우성치다
소리 없이 터져 나온 시처럼
함께 걷는 산길에
눈이 펄펄 날리는 일상,
이런 날은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예순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고
우겨도 다 용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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