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일상의 빛남

능선 정동윤 2019. 5. 19. 21:27

일상의 빛남

 

 

우린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오후 2시에 만났고

늦은 사람을 기다리며

근처 커피점에 앉아

한참을 더 기다리기도 했다.

인왕산길 단군성전 앞에서

성곽길로 올랐으나 정작

월요일은 인왕도 쉬는 날이었다.

 

인왕둘레길의 싸락눈이

윤동주 언덕부터는 펑펑 내렸다.

김광균의 설야처럼 눈이 내리고

윤동주의 별 헤는 밤처럼

추억과 동경의 저녁이 다가오고

우린 수성동 출렁다리에서

고요한 일상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내 속에서 아우성치다

소리 없이 터져 나온 시처럼

함께 걷는 산길에

눈이 펄펄 날리는 일상,

이런 날은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예순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고

우겨도 다 용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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