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광릉 숲으로

능선 정동윤 2019. 5. 20. 20:04

광릉 숲으로

 

 

꽤 명망 있는

숲치유사 모임에

초대받았다.

 

낙엽과 함께

탐방객이 빠져나간 뒤

참 한적한 광릉숲으로.

 

"쌀쌀한 날은

열대식물관이 제격이지"

그곳에 근무하는 회원의 제안.

 

아프리카와 적도를

숨 가쁘게 돌고

겉옷의 지퍼를 내리며 나왔다.

 

밖은 아직도

상고대 그대로 피어있고

벤치에 앉은 서리도 창백하다.

 

쓸쓸한 벤치

손바닥 도장으로 위로하고

가을 광릉숲 한 바퀴 돌았다.

 

전나무 쓰러진 산책로

길게 이어진 데크 길

잘 갖춰진 쉼터에 앉았다.

 

둥글게 자리 잡고는

모두 나를 바라본다

초대한 이유에 답하란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시인의 시로

함께 젖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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