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조는 사이.
시골의 어느 작은 마을
버스에서 내려
아내와 함께 저수지 옆을 지나
버들개지가 피어나는 길 따라
물속에 비친 흰 구름 내려다 보며
부지런히 걸었다
한참 가다가
뭔가 허전한 기분에
멈추었는데
겉옷과 그 속의 휴대폰을
버스에 놓고 내렸다.
부랴부랴 되돌아 뛰어가 보았지만
버스는 이미 떠났고
도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하였다
아내는 난감한 표정으로
뒤따라 오고 있었다.
나도 어이가 없어
하늘을 쳐다보니
길가의 느티나무 잔가지가
파란 하늘의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아, 참 멋있는 나무구나
감탄하면서 눈을 떴다.
침대 옆에 휴대폰은
충전 완료 파란빛이 들어와 있고
겉옷도 잘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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