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잠깐 조는 사이

능선 정동윤 2019. 5. 25. 09:07

잠깐 조는 사이.

 

시골의 어느 작은 마을

버스에서 내려

아내와 함께 저수지 옆을 지나

버들개지가 피어나는 길 따라

물속에 비친 흰 구름 내려다 보며

부지런히 걸었다

한참 가다가

뭔가 허전한 기분에

멈추었는데

겉옷과 그 속의 휴대폰을

버스에 놓고 내렸다.

부랴부랴 되돌아 뛰어가 보았지만

버스는 이미 떠났고

도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하였다

아내는 난감한 표정으로

뒤따라 오고 있었다.

나도 어이가 없어

하늘을 쳐다보니

길가의 느티나무 잔가지가

파란 하늘의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아, 참 멋있는 나무구나

감탄하면서 눈을 떴다.

 

침대 옆에 휴대폰은

충전 완료 파란빛이 들어와 있고

겉옷도 잘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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