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메모장에
조심스레 담아 논
군더더기 붙은 글들이
내 손끝을 기다린다.
틈 날 때마다
그들을 불러내어
옷매무새 매만지듯
불필요한 자락 자르고
톡톡톡 먼지를 털고
다림질도 하고
맞춤법검사기로 검사하며
요모조모 비쳐도 본다.
달마다 통장에 찍힌
배고픔 피할 연금 숫자보다
휴대폰에 저축한
몇 편의 글이 날 편안케한다
언제든지 빗질하고 묶어
마을로 내보내면
버스킹하는 음악가처럼
이웃들의 공감을 은혜로 받으니
일상을 시로 그려내고
시로 일상을 낚아올리니
내 무덤덤한 날들은
한결 말끔해지고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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