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물결 무늬/임강빈

능선 정동윤 2011. 8. 22. 09:07

물결 무늬/임강빈

 

 

나무가 모여 숲이 되고

숲은 잠시도 쉬는 일이 없다

수많은 이파리를

흔들어 깨우며 소리를 낸다

무뚝뚝한 수피도

그 껍질을 벗기면

여인의 속살보다 더 곱다

함부로 훔쳐봐도 되는 건지

목수는 묵묵히 대패질만 한다

살이서 숲이 되더니

떠나서는 무늬로 남는구나

단단한 나무일수록

이 선명한 물결무늬

겉과 속이 이렇게 달라도 되는가

목수의 손끝에서 나무 향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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