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무늬/임강빈
나무가 모여 숲이 되고
숲은 잠시도 쉬는 일이 없다
수많은 이파리를
흔들어 깨우며 소리를 낸다
무뚝뚝한 수피도
그 껍질을 벗기면
여인의 속살보다 더 곱다
함부로 훔쳐봐도 되는 건지
목수는 묵묵히 대패질만 한다
살이서 숲이 되더니
떠나서는 무늬로 남는구나
단단한 나무일수록
이 선명한 물결무늬
겉과 속이 이렇게 달라도 되는가
목수의 손끝에서 나무 향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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