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한 번 만의 꽃/이수익

능선 정동윤 2011. 8. 22. 11:32

한 번 만의 꽃/이수익

 

 

대나무는 평생

좀체로 꽃을 피우는 법 없지만

만에 하나

동지 섣달 꽃 본 듯,꽃을 한 번

피우기라도 할 양이면

 

온 대밭의 대나무마다 일제히

희대의 소문처럼 꽃들 피어나지만

그 줄기와 잎은 마르고 시들어

결국

죽고 만다고 한다

 

꿈같은 개화의 한 순간을 위하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대나무, 오오

눈부신

자멸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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