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김지유
힘을 줘 중심을 잡을 것
원하는 도착지만 누르고 기다릴 것
스물네 시간 대기 중인
내겐 꿈도 몽상도 없으니
기대지 말 것
닫히면 곧 열리고
올라가면 곧 내려와
지하든 지상이든 원껏 건네 줄 테니
흔들지 말 것
하루에도 몇 백번씩
상상 임신하길 반복하는
나의 고통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따뜻한 등을 기대오지 말 것
체온을 느낄 수 없게
거리를 유지할 것
피 대신 전류가 수혈되는
내 혈관엔 사랑의 내성이 없으니
허공에 매달린 채
쇠줄처럼 강해진 내가
행여, 오믈렛처럼 끈적이는 당신
끌어안은 채 추락하지 않도록
제발,
손대지 말 것
기대오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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