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엘리베이터/김지유

능선 정동윤 2011. 9. 1. 15:20

엘리베이터/김지유

 

 

힘을 줘 중심을 잡을 것

원하는 도착지만 누르고 기다릴 것

 

스물네 시간 대기 중인

내겐 꿈도 몽상도 없으니

 

기대지 말 것

닫히면 곧 열리고

올라가면 곧 내려와

지하든 지상이든 원껏 건네 줄 테니

흔들지 말 것

 

하루에도 몇 백번씩

상상 임신하길 반복하는

나의 고통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따뜻한 등을 기대오지 말 것

체온을 느낄 수 없게

거리를 유지할 것

 

피 대신 전류가 수혈되는

내 혈관엔 사랑의 내성이 없으니

 

허공에 매달린 채

쇠줄처럼 강해진 내가

행여, 오믈렛처럼 끈적이는 당신

끌어안은 채 추락하지 않도록

 

제발,

손대지 말 것

기대오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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