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삭풍/고재종

능선 정동윤 2011. 9. 15. 11:13

삭풍/고재종

 

 

저 할머니 솔껍질 같은 손

그 갈라터진

싸매지도 않은 틈새기로

새빨간 속살이

혀를 내미는 틈새기로

소금물이 스며들 때마다

저 할머니 생고문 같은 진저리

진저리 치면서도

그걸 다 누굴 주려고

서울 간 자식들 그예 주려고

백여 포기 배추를 죄 절이는

저 할머니 갈큇발 같은 손

그 시려터진

싸매지도 않은 틈새기로

새빨간 속살이

혀를 내미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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