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책방에 앉아/정동윤 흐린 날의 주말 오전 초소 책방 옥상의 비닐 텐트 텐트 안을 휘감는 진한 커피향과 구수한 빵 냄새 들뜬 분위기 살리는 는개같은 뽀얀 비가 내려 흐느끼는 재즈 음악에 스르르 눈을 감는다 아까 눈 쌓인 오솔길 산객들 내려오는 인왕산 옛 그림 속의 물줄기가 눈으로 덮인 폭포로 보였는데 다시 온화한 실내 사람들마다 편안한 미소 커피 식어 가는 줄 모르는 느긋한 책방의 한나절 빵을 먹어도, 책을 읽어도 소곤거려도, 함께 웃어도 비트 짙은 음악에 커피 향도 방향을 놓친다 지난번에 수필 한 권 후딱 읽고 갔는데 오늘은 서재인 양 글 한 편 뚝딱 짓는 초소 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