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겨울/정동윤 겨울, 참 고마운 휴식의 계절이죠 봄부터 가을까지 얼마나 바빴고 분주했나요 꽃 피우랴, 나뭇잎 내랴 열매 맺으랴, 단풍 만들랴 식량 저장하랴, 낙엽 보내랴 모든 일 마치고 비로소 따뜻한 땅속으로 다리 뻗으며 긴 휴식에 들어갑니다 바람 불어도 눈이 쌓여도 아주 작은 센서만 남긴 채 우리는 모두 땅속에 깃듭니다 어느 날 해가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갈 즈음 기지개 켜고 위로 올라가겠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긴 겨울의 달콤한 휴식 걱정마세요,제가 사는 방식입니다.